코로나 접촉자 경험기

2020. 7. 15. 22:10작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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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되었고 안타깝게도 확진자와 우리 아이는 같은반이었다. 
나는 출근 후 외부에 해당 내용을 알게 되었고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가보니 아이는 이미 하원한 상태였고 코로나의 무서움을 모르는듯 같은반 원생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중이었다. 얼른 막내도 어린이 집에서 하원 시키면서 첫째의 코로나 상황을 어린이집에 통보했다. 
어린이집은 전달한 내용을 바로 다른 원생 부모에게 공유했고 대부분 빠른 하원을 한 것 같다. 

아이의 같은반 정원이 8명 밖에 안되기 때문에 당연히 보건소에서 빠른 연락이 올거라고 믿고 있었으나, 당일 보건소 운영시간이 마감되기 직전까지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
마음이 급한건 부모들 뿐이었나보다. 몇몇은 무작정 보건소로 향해 검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미련하게 보건소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던 내가 어리석었다고 느꼈다.

아이를 데리고 한걸음에 보건소로 향했다. 하지만 확진자는 다른 행정구역이라 협조 공문이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검사를 해 줄 수 없다는 듯이 얘기를 했다.
나와 함께 도착한 같은반 원생의 부모와 함께 현재 상황 얘기를 했고 같은반이라서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다행히 보건소 직원도 이미 상황을 알고 있었던터라 마감시간에 맞춰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때 당시 해당 보건소에는 아이의 학원 선생님 네분 정도가 검사 대기 중이였다고 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유치원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고 상당시간 노출이 되었을 것 같아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서 검사 결과만 오기를 기다렸다. 다음날 아침에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되었다.
음성의 기쁨도 잠시 우리 가족 나머지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둘째도 다시 어린이 집에 다녀야 하고 나도 회사를 다시 나가려면 확실하게 코로나 검사 결과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경우에는 보건소에서는 할 수 없으니, 근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했고 검사 결과는 당연히 전원 음성이였다.

이제는 유치원이 어떻게 운영이 될 것인가와 첫째가 혹시 자가격리 대상자는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보건소에서 검사할 때 자가격리가 될 확률이 높다고 얘기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가격리일 경우 아이와 부모는 떨어져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함께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가까운 처가에 가서 아이와 2주간 지낼 각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보건소에서 연락이 없다!!!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또 보건소에 직접 전화해서 자가격리가 필요한지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역학조사를 해본 결과 첫째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고 능동감시자라고 말해 주었다. 확진자가 코로나 증상이 발현되기 전날 첫째가 휴원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능동감시자는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2주간 보건소에서 매일 체온 및 현재 증상에 대해 확인하는 전화를 받고 대응해야 한다. 물론 능동감시자 역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는편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유치원은 2주간 자체 휴원하는 것으로 문자 연락 받았다.

우리 가족은 이번 기회에 코로나에 대한 큰 경험을 하게 되었다. 결론 내리자면 절대로 보건소를 믿고 기다리지 말고 먼저 직접 전화해서 조치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보건소에서 연락이 늦은 이유는 최초 확진자의 행정구역과 학원의 행정구역이 서로 달라 내용이 바로바로 전달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나머지 처리(역학조사, 학원 휴원 및 소독, 감시자 처리등...)는 학원 행정구역에서 담당하게 되었는데, 그 전까지는 보건소들 끼리 서로 일을 미루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아쉬웠다.

참고로 이번 확진자와 같은 원생들의 사진을 개별적인 단체 카톡방에 공유 했다는 동네분들! 물론 코로나 때문에 민감해 하시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남의 소중한 아이 사진을 허락도 없이 공유하면서 확진자니 뭐니 하며 떠들어 대는 것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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